[공연] 2012 시사in 토크 콘서트 (2012)

문화/공연 | 2012. 2. 6. 00:28
Posted by 베이(BAY)


2012 시사in 토크콘서트 (2012)
관람일시 : 2012년 02월 04일(토) 18:00~ / 2012년 02월 05일(일) 18:00~
관람장소 :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

몇년전부터 '토크 콘서트' 라는, 말이 중심이 되는 공연이 여기저기서 많이 진행되는 것 같다. 그전까지만 해도 강연회라던지, XX와의 대화 정도로 이런 식의 공연을 이름지었던 것 같은데... 토크 콘서트라는 표현을 쓰니 그리 무겁지도 않고 친근감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작년 11월 '나는 꼼수다' 콘서트 이후 두번째로 토크 콘서트를 관람했다. 3일동안 변호사 3인방, 나꼼수 3인방, 언론난민 3인방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는데 3일을 다 오기엔 금전과 시간의 부담이 있어서 주말 공연 두개만 봤다. 요즘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인물들과 가까이 할 수 있는 좋은 자리였고, 그 누구보다 힘든 시기를 사는 사람들일텐데 희망과 힘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게 보기 좋았다. 각 공연별로 간단한 후기를 남겨본다.

1. 02월 04일(토) : 나꼼수 3인방 - 2012 액션플랜


공연을 내가 01월 25일에 예매했는데 그 이후에 지금도 엄청난 논란인 '비키니 사건' 이 터졌다. 아마 그들이 사건이 있고 나서 처음 맞는 공개석상이라 분명히 얘기가 나올듯 했다. 처음에는 얘기를 안할듯 안할듯 하더니 결국 모든은 아니지만 거의 대부분 이 사건에 대한 나꼼수 3인방의 입장이 발표됐다. 이미 언론 보도도 나오고 해서 방송 전까지 SNS에 글을 남기지 않겠다던 나의 의지는 무용지물이 됐다. 오히려 기자들이 앞뒤옆 짤라먹는 기사들만 써서 더 짜증이 났다. 내가 들은대로 이 사건에 대한 정리를 해보면 다음과 같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의 발언은 이랬다.

- 정봉주 구명사이트를 개설하자마자 비키니 응원 사진이 올라왔다.
- 사진을 보고 '이런식의 응원이 가능하다니!' 라는 것에 놀라며 여성의 신체적인 부분에도 (김어준 총수는 이를 '생물학적 완성도' 라고 했다) 감탄한 것은 맞다.
- 사진이 올라온 것을 보고 정봉주 의원 면회를 갔다. 면회 전 접견인 서신이란 것을 쓰는데 이것이 청와대까지 올라가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청와대 놈들 보고 엿좀 먹으라고 일부러 야한 얘기도 적고 욕도 적고 한다. 그런 의도에서 비키니 관련 이야기를 접견서신에 썼다.
- 트위터에 올라온 접견서신은 주진우의 글씨를 빌렸지만 쓰라고 한건 김어준이다. 김용민이 방송에서 얘기한 '성욕감퇴제' 이야기도 김어준이 써준 원고를 김용민이 읽은 것 뿐이다. 고로 주진우나 김용민은 죄가 없다. 모든 책임은 김어준 나에게 있다.
 - 성희롱 얘기가 많은데 성희롱은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성적으로 불쾌한 일을 당했지만 권력관계(학교 선후배, 직장 상사와 부하)로 인해 이를 표현하지 못하는 불평등한 상황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상황을 성희롱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 사건이 터진 후 곧바로 입장표명을 하지 않은 것은 김어준의 의견이었다. 사건이 어디까지 가나 한번 보고 싶었다. 무수한 논란에 대한 정리는 다음 나꼼수 방송을 통해 밝히겠다.

그 외에 우리나라의 80년대에 머무른 성의식이나 비키니 논란때문에 정작 나꼼수 방송 아이템들에 대한 기사는 아무도 쓰지 않는 기자들의 행태에 아쉬움을 표하는 얘기도 있었다. 본의 아니게 가해자 겸 피해자가 되어 괴로웠던 주진우 기자는 '뭐가 어쨌든 그 사건으로 인해 기분나쁘신 분들께는 죄송한 마음이다.' 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 글에서 이 사건에 대한 얘기를 또 하기가 좀 힘들긴 하다. 나도 떠도는 이야기들 중의 일부만을 들었을지 모르니까. 그리고 성적인 부분이 연관되니 참 복잡해진다. 김어준 성격상 사과는 안하고 '이게 이랬으니 이렇게 아시오! 난 죄없어!' 라고 할거다. 보수적 관점이나 현재의 대부분 사람들이 갖는 성 의식으로 김어준의 한발 더 나아간 생각을 이해하긴 어려울 것 같고.... 입장표명만으로도 충분히 사과 역할은 할 것이고, 앞으로의 방송에서 이런 부분에 대해 컨트롤은 충분히 멤버들이 하리라 본다. 제발 소모적 논란에 쌓여 대의를 버리지는 않았으면 한다. '비키니 사건' 이야기는 여기까지... 나머지는 다른 글에서 이야기해야겠다.

이 이야기로 거의 모든 시간을 보내고 주진우 기자의 학력논란에 대한 이야기 (대학교 졸업 맞고 학교는 잘 안나갔다. 과제 및 출석은 학우들이 대신 도와줬다)와 첫 직장에서의 이야기, 김어준의 대기업 입사 에피소드, 보수에서 진보로 전향한 김용민의 스토리 등이 언급됐다. 뭐 한번씩은 다 들어본 이야기들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3월부터 '나는 꼼수다 콘서트 시즌2' 가 시작되고 주로 부산,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공연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오늘 연출자 탁현민 트위터를 보니 공연장 대관취소가 잇따르고 있단다. 쉽지 않은 여정일 듯 하다. 그동안 그들이 좀 쉬는 기간이었다면 이제 다시 바빠질 것 같다. 힘내서 잘해주길 바란다.

2. 02월 05일(일) - 언론난민 3인방, 언론잔혹사를 말하다.


사실 토요일 공연보다 이 공연이 더 관심이 갔다. 언론사 입사를 꿈꾸었던 탓인지, 이제는 꿈을 접은 상태(?)지만 그래도 이런 자리는 즐겁다. 정연주 KBS 前 사장과 민주통합당 대변인이 된 MBC 출신의 신경민 앵커, 그리고 뉴스타파의 진행자이자 돌발영상을 만든 YTN 前 노조위원장 노종면이 게스트로 나왔다.

각자의 근황을 소개하고 언론난민의 생활 중에 있었던 에피소드들과 여기저기 나온 깜짝 게스트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무대에 오르지 못했지만 MBC PD수첩의 이춘근 PD는 김재철 사장 퇴진을 바라는 한시(漢詩)를 지어와 좌중을 폭소케 했고, 돌발영상을 만들었던 YTN 임장혁 기자는 MB의 '~~ 해봤는데' 시리즈로 만든 영상 제작 에피소드와 MB를 비꼬는 영상을 만든 후 박근혜측으로부터 '왜 MB만 영상 만드냐' 며 항의를 받은 어처구니 없는 상황도 이야기해줬다.

그리고 신경민 대변인은 김재철 사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이 사람이 '갑자기 생각났는데~' 란 말을 정말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런 즉흥적인 행동이 사장이 되며 제어받지 못하니 MBC가 망가지는 거라고 일침을 놓았다. 정연주 사장은 무죄가 되어 앞으로 받을 사장 월급과 각종 보상금, 또 그에 붙는 이자 생각을 하면 신난다며 너스레를 떠셨다. 노종면은 뉴스타파 시작전 신경민 앵커가 민주통합당에 합류하고, 합류 예정이던 SBS 최상재 PD가 갑자기 복직이 되어 뉴스타파에서 빠진 이야기를 공개하며 뉴스타파를 방해하기 위한 모종의 손길이 있었음을 밝혔다. 한편, 진행자 탁현민은 술을 마시면 양말을 벗어 술상 위에 놓는 정연주 사장의 술버릇을 공개해 공연장을 뒤집어 버렸다.

각자의 자리가 어떻든 세 사람은 MB 정권을 통해서 올바른 언론인, 권력에 빌붙는 언론인의 구분이 확실해 진 것이 정말 잘 된 일이고 앞으로 계속적인 노력을 통해 옥석을 가리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언론인들의 자성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계속된 감시가 이를 위해 필요함도 주문했다.

토요일 공연은 이른바 나꼼수 팬덤이 지배를 했다면, 일요일 공연은 언론 지망생들도 꽤 많았던 것 같다. 각자 공연을 보고 생각하는 바는 달랐겠지만 사회를 바꿔나가는데 평범한 우리들의 관심과 비판, 의사의 표현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 않았나 싶다 (나만 그런건가?). 가까이서 오피니언 리더들과 함께해본 소중한 시간이었다. 다음에는 좀더 소수의 인원으로 대화하듯 만나보는 그런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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