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신치림 Episode 01 여행 (2012)

문화/음악 | 2012. 3. 5. 22:31
Posted by 베이(BAY)


信治琳. 윤종신, 조정치, 하림.

윤종신은 초등학교때 우리는 하이틴이었나... 밤 9시에 하던 라디오 프로그램 DJ로 처음 알게됐다. '오래전 그날' 이 내가 처음 들은 그의 노래였고, '환생' 이 담겼던 6집 때문에 그를 나의 베스트 뮤지션 중 하나에 올려놓게 됐던 것 같다. 지금도 살짝 닮은 외모나 노래부를때 목소리가 비슷하단 탓에 윤종신은 알게 모르게 친근감이 느껴진다.

닭고기... 가 아닌 실력파 뮤지션 하림. 하림을 알게 된건 대학교 1학년때 인터넷으로 라디오방송을 하던 시절이었다. 누가 '출국' 을 신청해서 그 노래를 바로 다운받아 틀게 됐고, 그때 처음 하림을 알았다. 몇년 후 나온 2집에서는 아일랜드에서 구해온 자그만 피리소리에 반해 '여기보다 어딘가에' 를 또 듣고 또 듣고...

재작년에서야 알게 된, 그래서 아직은 잘 모르지만 왠지 길에서 기타를 치고 있으면 말을 걸고 싶게 생긴 조정치까지, 세 남자가 프로젝트 앨범으로 뭉쳤다. 그 이름은 바로 신치림(信治琳).

Track 1 퇴근길 (5:09) (하림 작사/작곡/편곡/노래)
신치림은 이 앨범을 20대 후반 ~ 30대 초반의 직장인을 타겟으로 하여 만들었다고 했다. 일도 많고 회식도 많고 고민도 많은 전형적인 사회인의 일상, 그만 포기하고 싶고 다 때려치고 싶지만 내일은 오늘보다 좀더 좋을지 모른다는 너무도 뻔한 희망을 안고 잠드는 반복된 삶. 퇴근길의 나른함으로 시작하던 앞부분은 내일의 희망을 노래하며 경쾌하게 끝을 맺는다. 나도 모르게 담배 한대를 물게 만들다 고개를 좌우로 까딱까딱하며 리듬을 타게 하는, 요지경 우리 인생 같은 노래.

Track 2 당신이 떠나지 못하는 이유 (4:47) (조정치 작사/작곡/편곡, 신치림 노래)
사회 생활 하면서 자유를 꿈꾼다. 하지만 현실적인 이유가 발목을 잡는다. 돈, 애인, 최신식 전자기기, 안정된 직장 등... 이런걸 모두 던지고 자연인이 되기란 쉽지 않다. 잠시나마 이런 속세의 욕망을 잊고 자연 속으로 떠나보자는 의미를 담은 시원하고 신나는 노래. 징징 기타소리, 빰빰 브라스 사운드에 어깨가 절로 들썩인다. 드라이브 뮤직으로도 추천하고픈 노래.

Track 3 출발 (5:30) (윤종신 작사, 하림 작곡/편곡/노래)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언제나 묘한 설레임과 기대감을 갖게 한다. 여행 그 자체의 과정도 좋지만 여행을 준비하고 이제 막 여행을 출발할때의 그 부푼 느낌, 다들 무엇인지 알 것이다. 지금 내가 있던 곳을 잠시 잊고 새로운 곳으로 힘차게 발걸음 딛는 노래, 여행에 관한 노래를 만들어본 경험이 있는 윤종신(즉흥여행), 하림(여기보다 어딘가에)이 다시 힘을 합쳐 새로운 곡을 만들어냈다.

Track 4 너랑 왔던 (3:53) (윤종신 작사/작곡, 하림 편곡, 윤종신 노래)
CD를 사기 전에 MP3로 먼저 노래를 들으며 '이건 보나마나 윤종신 작사, 작곡' 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예상은 적중했다. 현실의 언어로 애절하면서도 사실적으로 예전의 연인과 나눴던 추억을 회상하는 노래. 기어스틱, 너랑 잤던 방, 바람을 와락 안네 같은 가사는 참 감칠맛난다.

Track 5 모르는 번호 (5:07) (하림 작사/작곡/편곡/노래)
헤어진지 오래되어 연락처마저 없어진 옛 연인에게 온 전화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그때의 추억을 회상하는 노래. 그렇게 다시 얘길 하며 헤어질때의 오해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며 헤어진 후의 이야기를 다시 써간다는 내용. 사람들의 이별 이야기 모두 한쪽만의 제멋대로의 이야기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스쳐지나간다.

Track 6 올래올래 (4:05) (윤종신 작사/작곡, 하림 편곡, 윤종신 노래)
이것도 들을때부터 종신옹 노래라고 생각했다. 왠지 약간 올드한 나이트클럽에서 종신옹이 DJ가 되어 음반을 만지작거리며 분위기를 돋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노래. 이전의 바래바래랑 약간 스타일도 비슷한듯 하다. 종신옹이 이렇게 '여성분들이여, 내게 오세요!!' 하는 노래가 몇개 있다. ㅎㅎㅎ

Track 7 마지막 노래 (2:34) (조정치 작사/작곡/편곡/노래)
이 앨범에서 가장 짧은 노래. 사랑한다고 말하려다 결국 그 말을 하지 못하고 안녕이라고 말해야 하는 슬픈 심정이 기타 솔로 음색에 묻혀 담담하게 귀로 전해져 온다.

Track 8 굿나잇 (5:57) (윤종신 작사/작곡, 신치림 편곡, 윤종신 노래)
오늘 나는 이별했다. 하지만 이별이 너무도 아쉽다. 오늘 잠들었다 깨면 내일이 되고 내일부터 사랑하는 연인은 없다. 그래서 어떻게든 오늘을 길게 하고 싶다. 잠들어 깨기전까지 오늘이고 그 사람을 그 오늘까지 품고 싶은, 보내지 못하는 그 마음을 표현했다. 주제는 참 뻔해도 종신옹의 가사는 애인이 없는 나마저 눈물나게 한다. 가사 한줄한줄을 보며 이별을 맞은 남자의 행동이 영화필름처럼 스쳐 지나간다.

Track 9 배낭여행자의 노래 (3:55) (하림 작사/작곡/편곡/노래)
다 덮어두고 떠나!! 라는 말을 들으면 일순 좋다가도 무조건 떠나라는 말이 야속하기도 하다. 여행이 슬슬 끝나가면 두고온 현실이 그리워지는게 사람의 마음. 떠나라고 앞에서 충동질하던 신치림은 이제 여정이 끝나면 우리의 일상생활로 돌아가자고 말한다. 시작과 마무리 모두 책임져주는 센스가 돋보인 그들의 마지막 노래. 

윤종신이야 매월 한곡씩 발표를 하며 꾸준히 활동했지만 하림은 앨범이 나온지 정말 오래됐는데 이번에 신치림으로 새롭게 나와 많은 팬들을 기쁘게 했을 것이다.

앨범의 전체적인 구성은 윤종신의 주제인 사랑과 이별, 하림의 주제인 여행과 현실에서의 탈출을 두 축으로 하고 있는 것 같다. 9곡의 노래는 각각의 퀄리티가 뛰어나긴 하지만 자신들이 갖고 있는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앨범이었단 아쉬움도 있었다. 이왕 3명이 프로젝트로 뭉쳤다면 좀더 파격적인 시도도 해봤으면 좋지 않았을까?

세명중 으뜸은 윤종신이지만 앨범의 전체적인 프로듀싱은 하림이 했고, 윤종신도 아끼는 후배 하림을 밀어주려 애쓴 모습이 역력했다. 대박은 아니지만 그냥 나같은 평범한 삶의 단면 단면을 잘 잘라내 하나의 에피소드로 만들어 준듯한 편안함이 충만한 음반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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