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들어와서 여러가지 실정(失政)이 난무했지만 언론의 자유를 훼손한 것은 정말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다. 보도해야 할 내용이 보도되자 않고, 밝혀져야 할 내용이 밝혀지지 않는 등 사람들의 눈과 귀는 철저하게 막혔다. 뉴스를 보면 한숨만 나오는 날이 적지 않았다.

그렇게 답답한 시절이 계속되던 때, 2011년 봄 소박하게 등장한 팟캐스트 방송 하나가 대한민국 전체지형을 바꿔놓으면서 언론의 지형도 바꿔놓고 있다. 바로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가 기획한 '나는 꼼수다'. 입소문으로 순식간에 퍼진 이 방송은 현 정권의 많은 의혹과 꼼수를 파헤치며 사람들에게 진실이 무엇인지 알게 해줬고, 오세훈 前 서울시장의 사퇴와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 그리고 박원순의 서울시장 당선까지 일궈내며 2017년에나 가능할 것이라 했던 진보/좌파 진영의 재집권 시점을 앞으로 당겨놓고 있다.

'나꼼수' 의 영향으로 여러가지 대체언론이 생겨났다. 요즘은 기존의 공중파 TV의 시사 프로그램이나 뉴스를 전혀 생각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나름 언론과 정치에 관심이 있는지라 이 프로그램들을 모두 접해봤다. 각 프로그램별로의 특징과 장단점을 정리해 봤다.



1. 나는 꼼수다
- 제작 : 딴지일보
- 출연진 : 김어준, 주진우, 김용민, 정봉주(현재 BBK 사건으로 홍성교도소 수감)
- 방송시작 : 2011년 04월 28일
- 방송횟수 : 정규방송 35회, 특별 호외 3회 총 38회 (2012년 01월 28일 현재)
- 주제 : 이명박 대통령 헌정방송 (이명박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2013년 2월 종료 예정)

- 개요 : 오래전부터 김어준, 김용민, 정봉주는 한겨레신문 HANI TV를 통해 '뉴욕타임스' 란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 여기서 '가카 헌정' 이라는 특수목적만을 떼어 만든 것이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 초반부터 나꼼수는 무차별적인 이명박 까기를 통해 사람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주었다. BBK 사건의 진실을 비롯해 그의 공적인 행동의 기저에 깔린 사적인 이야기까지 집어내 사람들의 감정적인 동정을 얻는데 성공했다. 이후 시사in 주진우 기자가 합류하여 이들의 '만담'에 디테일과 팩트를 더해주며 방송내용을 풍부하게 해주며 이 방송의 청취자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인기를 얻은 나꼼수는 서울시의 무상급식 주민투표 발의로 시작된 대선 레이스에서 오세훈의 꼼수를 정확히 짚어냈고 그를 몰락시켰으며 박원순의 서울시장 당선까지 이끌어냈다. 이후 관련서적 출판과 토크 콘서트 진행, 유력 정치인 초청 인터뷰 및 대담으로 외연을 확장하며 대한민국의 여론을 주도하는 위치로까지 성장한 상태다. 현재 나꼼수는 서울시장 선거 방해사건, SNS 등을 통해 정권비판을 했다는 이유로 검찰조사를 받는 일반 시민의 소송지원, 정봉주 구명운동 등을 방송을 통해 펼치고 있다.

 - 장점 :
나꼼수의 장점은 첫째, 스마트폰 시대의 트렌드를 정확히 읽고 팟캐스트를 채널로 활용했다. 스마트폰을 쓰는 나도 들여다보지 않던 팟캐스트를 이 프로그램 때문에 알게 됐으니까 말이다. 언제 어디서나 다운받아서 들을 수 있고 용량도 많이 차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접근성을 한층 용이하게 해준 것.

둘째, 사람들이 알고 싶어하는 내용에 대한 주제를 정확히 선택하고 사람들이 겁이 나고 잘 몰라서 하지 못했던 것을 대신하게 해주며 대리만족을 이끌었다. 주제 선택, 이야기 전개, 상황 예측 및 판단 모두 오랜 세월 정치에 관심을 가지며 본 패널들의 혜안이 돋보였다. 그리고 재밌게 진행하고자 하는 컨셉을 지키며 정치를 우리 생활에 좀더 밀접하고 친근하게 다가가게 하는데도 역할을 했다.
 
셋째, 패널들의 정확한 역할분담이다. 진행 김어준, 국회 관련 담당 정봉주, 세부/고급정보 담당 주진우, 맛깔나는 편집 담당 김용민으로 역할을 나눠 각자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산만할 수도 있는 4인 진행이 나름 체계있게 돌아가는 것은 이들의 역할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 단점 :
첫째, 최근 많이 불거지지만 욕설과 비속어다. 초반에는 답답한 현실에 대한 반증으로 이 부분이 그다지 이슈가 되지 못했지만 안티 세력에 의해 이 부분이 많이 까이고 있고, 청취자 중 일부분도 지나친 욕설과 비속어가 거슬린다고 한다. 듣기 싫으면 듣지마가 모토인 이 방송에서 이게 사라질 가능성은 0%지만 여튼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내용.

둘째, 최근 들어 떨어져 보이는 힘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그 이후 정봉주의 대법원 선고공판 등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한 멤버들은 현재 육체적, 정신적으로 많이 지쳐있다. 그리고 이들의 방송을 막으려는 세력들에 의한 외압도 상당하다. 앞으로 총선과 대선에서 나꼼수의 역할이 막대한데 여기서 주저앉으며 대체언론 전부가 죽어버릴 수도 있다. 현재 다른 프로그램들이 선봉 역할을 하고 있을때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져도 좋지 않을까 싶다.

셋째, 양날의 검 정봉주다. 유쾌한 이미지로 '폴리테이너' 이미지가 된 그는 나꼼수의 대중화에 기여하기도 했지만 지나치게 가볍다, 말실수와 정보유출로 다른 멤버들의 활동에 지장을 준다, 방송 내내 깔대기가 과하다 등의 비난 여론도 만만치 않다. 그가 교도소에 수감되어 방송이 듣기 좋아졌다 라는 소리도 있다. 물론 그립다는 사람도 있지만 여튼 4명의 인물중 가장 팬과 안티가 극명히 갈린다. 아직도 그의 정치적 진정성이나 공적인 업무수행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어준 총수가 알아서 잘 컨트롤 하겠지만 이 사람이 왠지 뇌관이라는 생각을 지울수는 없다.

현재 모든 대체언론매체의 선봉장인 '나꼼수'. 이제 1년여 남은 방송종료시점. 그동안 이 프로그램이 얼마나 대한민국을 바꿔놓을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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