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박근혜 당선

잡설 | 2012. 12. 27. 13:27
Posted by 베이(BAY)


<출처 : 경향신문>


2010년, 진보집권플랜이라는 말이 나오며 그 시기를 2017년으로 설정했었다. 그 당시만 해도 이명박 정부의 기세가 대단(?)했고, 그와 적당한 거리를 두며 차기를 노리는 박근혜의 대세론을 이겨내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박근혜까지는 대통령을 시키고 그 다음을 노리자는게 진보진영의 계획중 하나였다. 


그런데 '나는 꼼수다' 를 비롯한 각종 팟캐스트의 등장으로 이명박 정부의 실상이 파헤쳐지고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리고 오세훈 前 서울시장의 무상급식투표 관련 사퇴로 인한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변호사가 승리하며 정권교체가 5년 빨리 이뤄질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생겼다.


하지만 여러가지 상황이 여의치 않게 돌아가며 총선과 대선에서 진보진영은 연달아 패했고 결국 2012년 정권교체에는 실패했다. 개인적으로 박근혜가 대통령이 될지도 모른다고 마음의 준비를 해서 다른 사람들보다는 '멘붕' 이 덜하긴 하지만 사람들의 상실감이 상상 이상이란 점은 나도 충격적이었다. 조금 지나면 나아지겠지만 2017년에도 정권교체가 과연 가능할지 두려워 진것은 사실이다. 


박근혜가 대선에서 승리한 이유가 여러가지 나오고 있지만 내 생각에는 우리 사회 최고의 기득권 세력인 50-60대의 전폭적인 지지가 큰 원동력이라고 본다. 이들은 산업화와 80년대-90년대 경제호황기를 모두 누린 세대로 사회적, 경제적으로 상당히 풍요로운 세대다. 기업의 임원이나 각종 단체의 수장이 대부분 이 연령대다.


이들은 진보진영의 기득권 도전이 가장 두려운 세대다. 과거에 학생운동을 했건, 유신반대운동을 했건 현재의 풍요로움과 사회적 안정감을 다른 이 (가난하고 어려운 다른 사람들, 북한 사람들)에게 준다는 생각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내가 가진 자라도 무엇인가를 뺏기거나 더 얻기 어렵다는걸 느끼면 보수쪽에 시선이 갈수밖에 없는데 남들은 그렇지 않을까.


이런 50-60대 기득권 세력을 시작으로, 그들의 자녀와 그들의 기득권 논리에 휘둘린 일부 젊은 세대, 아직도 과거 프레임에 갇힌 노인과 저소득층이 박근혜를 지지하며 12월 19일과 같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 20-30대 2/3이 진보를 지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상실감은 일제시대 말기 조선인들의 상실감에 비견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런 상실감이 결국 세상을 바꾸려는 변혁의 의지를 상실하고 친일 활동으로 돌아서는 사람들을 다수 생산했다. 2012년 이길 것 같은 선거를 2번이나 졌다. 이렇게 되면 1940년대 조선이 재현될지 모른다. 더욱 팍팍한 5년이겠지만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총선과 대선 결과를 보면서 선거 이벤트마다 사람들의 표피만 자극해서 사람들을 변화시킬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근본부터 차근차근 밟아가야 한다. 조직이던, 사람들의 의식이건 말이다. 이명박 정권에서의 기간은 2년 정도뿐이었기에 급한 것도 있었고 부족한 것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부터 시작한다면 5년 후에는 변화될 수 있을 것이다. 난 그걸 믿는다.


격렬하게 투쟁이나 저항을 할수는 없지만, 그동안의 배움과 생각을 바탕으로 나도 뭔가 세상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작은 것부터 하나씩 시작해봐야겠다. 나 같은 평범한 사람도 나서야 할 만큼 21세기 대한민국은 힘들어지고 있다. 선거는 패했지만 전투력은 예전보다 더 커진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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