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조국현상을 말한다 (2011)

문화/책 | 2012. 2. 14. 00:40
Posted by 베이(BAY)


조국현상을 말한다 (2011)
저자 : 김용민
출판사 : 미래를 소유한 사람들
구입일 : 2011.10.24
구입처 : 도서 11번가

첫번째 다읽은날 : 2011.11.05

가.

'나는 꼼수다' 프로그램을 통해서 가장 먼저 존재를 알게 된 책이 바로 김용민 교수가 쓴 '조국현상을 말한다' 이다. 사달라고 그렇게 광고를 많이 했으니... 그 덕에 이 책도 10쇄를 넘어 최근 18쇄를 찍었다며 자랑을 하고 있다. 

여기서의 '조국' 은 우리나라를 뜻하는 祖國이 아니라 요즘 진보진영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는 曺國 교수를 뜻한다. 김용민은 올해 초여름 2012년 대선에서 진보진영의 집권을 잠시 미뤄두고 2017년을 진보진영의 탈환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그 선봉에 최근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 등이 밀고 있는 조국 교수를 놓았다.

정치 평론가로서 그가 말하는 진보진영의 정권 대탈환 프로젝트! 그는 무엇을 얘기하고 있을까?

나.

김용민은 2012년 대선의 승리자는 5년간 가시밭길을 걸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명박 정권의 무능으로 인해 만신창이가 된 국가를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모자랄게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 따라서 어렵게 진보 진영이 정권을 잡아도 이런 잔재를 청산하느라 제대로 된 일을 할 수 없고 오히려 '바꿔도 별거 없다.' 는 자조를 낳을지 모른다는 것. 아직 진보진영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았음에 비춰볼때 오히려 수구 기득권 세력의 실상을 드러내고 변화의 필요성을 증대하며 향후 국가의 방향을 제대로 돌릴 준비를 하는 것이 낫고, 그로 인해 2017년 대선에서 정권을 탈환하는 시나리오를 짜야 한다는 것.

그러면서 김용민은 2017 대선후보가 될 정치인들 (김두관, 김문수, 나경원, 안희정, 송영길, 오세훈, 이정희) 에 대한 분석을 하고 본론인 조국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김용민은 조국이 갖는 강점으로 첫째, 유력 정치인에 의해 선택된 것이 아닌, 일반 대중과 소통하며 대중들이 '조국을 밀어보자.', '조국이라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그가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것, 둘째, 야권에 박근혜 대항마가 될 대선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선도적으로 대권주자 대열에 합류했다는 것, 셋째, 고등교육자 비율이 늘어 정치의식도 향상된 세대의 시발점이 된 40대 이하의 세대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 넷째, 품격과 권위에 얽매이지 않고 가볍고 친근하게 대중과 소통하려는 점, 세련된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을 든다.

반면, 조국이 대권주자로 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으로는 자신의 열렬한 지지자 외에 비판적 지지자도 넓게 수용할 수 있는 가치 창조, 엘리트주의를 버리고 비이성적인, 비논리적인 대중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  그리고 결단력을 키우고 자기희생으로 대중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것을 지적한다.

또한 조국이 정치에 참여한다면 아름다운 패배는 없으니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지지자에 심어줘야 한다는 것, 힘들고 어려운 길이라도 진영에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나서며 '꽃가마 길' 에 미련을 버리라는 것, 반대 정서와 본인의 비판에도 굴하지 않는 강한 체질, '강남좌파' 이미지를 벗어던질 서민과의 소통 등을 주문한다.

이렇게 조국에 관한 이야기를 마친 그는 다른 전문가들의 조국에 대한 인터뷰도 소개하며 다양한 관점을 소개한다. 여론공학의 관점에서 조국을 얘기한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강남좌파' 구도에서 조국이 과연 살아남을 것인지를 분석한 공희준의 비판적 인터뷰, 대중의 코드를 바탕으로 한 바람이 가능한지를 분석한 노혜경의 견해를 실었다.

다.

김용민 스스로 졸작이라고 평했다는 소리를 들었다. 사실 책의 내용이 무릎을 탁 치게 하는 그런 맛은 없다. '진보집권 플랜' 처럼 장기간에 걸쳐 다양한 목소리를 담은 것도 아니고 조국이 전면에 등장하지만 조국에 대해 김용민이 언급하는 부분은 생각보다 적다. 그리고 조국과 함께 2017년의 주자가 될 정치인들을 소개하는 것은 좋았는데 조국을 밀 것이면 이 후보들에 비해 조국이 갖는 장단점을 이야기 하는게 좋지 않았을까 싶다.

게다가 그가 책을 내놓는 시점에서 정치지형이 급격히 변했다. 1년 전만 하더라도 2012년 총선에서 개혁 진보진영의 약진은 예상했어도 2012년 대선 승리는 장담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안철수의 등장으로 2012년 사실상 대통령 자리를 따놓고 있던 박근혜의 아성이 무너졌다. 그래서 2017년 대선을 준비하자는 그의 주장에 설득력이 많이 떨어졌다. 현재 상황이면 2012년 대선도 노려볼만 하고 이를 바탕으로 2017년까지 개혁 진보진영의 집권을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에도 최근 들어 정치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현재의 정치지형을 이해하는데 매우 도움이 되는 책임에 틀림없다. 또한 각종 외압과 시련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자신의 신념대로 '나는 꼼수다' 를 만들어 나가는 그가 앞으로도 계속 우리를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는 측면에서 이 책을 구입해도 될 것이다. 이것도 다른 형태의 후원 문화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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