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안철수, 나오긴 나옵니까?

잡설 | 2012. 2. 7. 22:41
Posted by 베이(BAY)


어제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이슈 털어주는 남자' 가 안철수의 정치 행보에 대한 방송을 했다. 작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계기로 백신 전도사, 도덕적 기업인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세상을 바꾸는 정치에 대한 야심을 드러낸 안철수는 서울시장에서 자기가 양보한 박원순이 당선되며 졸지에 거물 정치인이 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세 박근혜를 제치며 '나오면 당선' 이라는 수준에까지 오르게 됐다.

하지만 총선이 2개월, 대선이 10개월 남은 상황에서 안철수는 정치권 진출에 대한 확답을 하지 않고 있다. 온갖 추측만이 나돌뿐이다. 이렇게 안철수가 확실한 의사표명을 하고 있지 않은 사이에 박근혜도 아닌 문재인이라는 다크호스가 그를 위협하고 있다. 최근에는 문재인이 안철수를 제친 여론조사도 나오고 있다.

일단 여러가지 정황을 보면 안철수는 정치를 할 생각이 있는듯 하다. 총선은 이미 늦었으니 안된다고 본다면 대선 생각은 있다. 그렇다면 뭔가 신호를 보내야 하는데 너무 망설인다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이것이 안철수에겐 좋지 않아 보인다.

정치인으로 나서서 재테크를 하시는 MB나 영일대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대의민주주의의 현장에 나가는 정치인은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개인 사생활까지 탈탈 털려도 보고, 사돈의 팔촌까지 감시당하고, 어디가서 말 한마디, 행동거지 하나하나를 조심해야 하고, 두려움을 무릅쓰고 싸우고 소리지르고 해야하는 등 본분에 충실하다면 아무나 할 수 없는게 정치다. 그리고 내가 아닌, 국민을 위해 일하는 모습에 사람들은 감동받는다. 그렇기에 정치인에게 '희생' 이란 덕목은 중요하다.

하지만 자꾸 타이밍만을 보는 안철수는 이런 희생정신과 거리가 멀어보인다. 물론 사랑도 정치도 타이밍이 있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알게 모르게 다 밝혔다. 사람들도 다 안다. 강용석처럼 열심히 벌써 '정치인 안철수 검증' 을 하는 사람도 있다. 홍준표의 말을 빌리자면 안철수는 '사실상 정치인' 이다.

이렇게 약아빠진 모습을 계속 보이는 것은 그에게 좋지 않다. 결국 이것은 국민을 행복하게 하기 위한 행동이 아닌, 정치 권력이라는 그의 목적 달성을 위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안철수가 좋은 이미지를 계속 유지하기 때문에 상관없지만, 자꾸 이러면 사람들도 지친다. 박근혜처럼 단숨에 대세론을 뺏길 가능성도 있다. 지금 우직하게 힘든 길을 가고 있는 문재인과도 비교된다.

만약 안철수가 2012년 정치판에 등장하려 한다면 빠른 시일내에 정계 진출을 선언해야 한다. 2010년부터 고민했다고 하던데 그렇다면 준비가 전혀 안된 것도 아닐 것이다. 어차피 할거라면 지금 나서라. 계속된 자기보호본능은 필요없다. 자기 밑그림대로 정치를 움직일려면 아직 자리잡지 않은 민주통합당의 현재 판세를 파고 들어야 한다. 판세가 굳힌 다음에 들어가서 바꾸려면 어렵다. 본인이 삼고초려의 제갈량이라고 착각하지 말아라. 자기 밥그릇은 자기가 챙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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