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처음 만나자마자 서로의 얼굴을 보고 '아... 오늘은 즐이네' 라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러면 밥이건 커피건 목으로 넘어가는지 코로 넘어가는지도 모르겠고, 빨리 집에 가고 싶은 맘만 생길뿐이다. 피차 맘에 안들면 다행이지만 한쪽이 다른 쪽을 맘에 들어해 2차라도 하자면 그야말로 난감한 시추에이션.

그래서 소개팅 전에 상대방의 사진을 보고 싶어한다. 요즘은 카카오톡 때문에 좀더 손쉽게 사진을 보게 되지만 사실 이런 것은 몰래 보는 것 같아 찝찝한 느낌이 들고, 이미 약속을 정한 상태에서 사진을 봐도 약속을 무를수는 없는지라 맘에 안드는 외모라도 보긴 봐야한다.

나도 소개팅 초반에는 사진 안보고 만났다. 보고 싶지만 참기도 했다. 외모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회통념이 있으니까. 하지만 소개팅 2번중 1번은 맘에 안들어서 그 사람과 그럭저럭 끝나곤 했는데 그게 외모 탓이란 생각이 들면서 사전에 사진을 교환하는게 나은거 같단 결론을 내렸다.

혹여 외모지상주의자라느니, 눈이 높다느니, 그래서 지금까지 이러고 산다느니 비난할지 모르겠다. 근데 이건 그냥 단순히 예쁘고, 못생기고의 문제가 아니다. 예쁘지만 왠지 꺼려지는 사람도 있고, 별로 안예쁘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일일수도 있다. 사진으로 외모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여 만날지 말지를 결정하는게 아니라 '첫인상' 을 캐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나 회사, 또는 동호회 등을 통해서 자주 만나는 사이면 비록 첨 봤을때 외모가 맘에 안들어도 같이 서로 부대끼다보면 매력을 발견하게 되고 사랑도 하게 된다. 나도 그런 경험이 있고. 다만 외모 외적인 것을 발견하는데 시간이 소요된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소개팅은 만남의 기회가 몇번 되지 않는다. 2-3번 만나면 답이 나온다. 처음 봤을때 외모에서 받는 인상이 호의적이지 못하면 나머지 기회에서도 맘을 돌리기는 어렵고 그 사람에게 기회를 너그러이 주지도 않는다. 이건 나도 그랬고, 상대방도 내가 외모에서 매력을 풍기지 못하면 마찬가지 행동을 했다. 

사진을 봐서 만나봤자 소용없다는 느낌까지 온다면 게임은 끝이다. 소개팅 두세시간으로 사람의 매력을 판단할 수 있나? 현실적으로 절대 안된다. 처음 본 순간 그 사람과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주지 못하면 그건 하나마나고 시간낭비다.

따라서 소개팅 전에는 사진을 보는게 난 좋다고 생각한다. 그때 오지 않는 느낌은 결국 안온다. 60번을 하며 매번 이게 잘못된거라 생각했지만 결국 이 패턴이 반복된 것을 보면 어느정도 타당성이 있어보인다. 당사자는 사진 달라고 말은 못하니, 혹여나 소개팅을 주선해줄 일이 있다면 서로의 사진을 보여주고 첫인상 정도는 테스트할 수 있게 해줘라. 그렇다면 좀더 센스있는 뚜쟁이가 되지 않을까 싶다.
 

블로그 이미지

베이(BAY)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85)
잡설 (10)
미디어 (25)
스포츠 (32)
문화 (12)
여행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