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팀 로고인지 어린이집 로고인지 알수 없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로고>

볼티모어 오리올스라는 메이저리그 야구팀을 알고 있는 한국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렇게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변방 구단의 팬 중 한명이 나다. 볼티모어의 야구를 보기 위해 2010년에는 볼티모어까지 갔다왔다. 칼 립켄의 2632경기 연속출장 기록에 매료되고, 현대 야구장의 효시라는 캠든 야드에 빠지면서 난 이 팀을 좋아하게 됐고, 매년 지리멸렬의 성적을 내는 것을 참아내고 있는 인동초 같은 팬이기도 하다.

작년 겨울 정대현의 볼티모어 입단건으로 국민구단이 되나 싶었는데, 곧이어 터진 김성민 조기강탈(?) 사건으로 곧바로 국민썅놈 구단이 된 -_-;; 뭐 잘못은 있지만 이 팀이 왜 이런 일까지 벌이는지는 팬이라면 이해할 수 있을지도... 그만큼 심각한 상태의 구단이긴 하다.

오랫동안 야구 관련 글을 쓰지 않았다. 오랜만에 글쓰기에 다시 흥미를 느끼며 다시한번 볼티모어 이야기를 정리해 보고 싶었다. 금세 감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서론은 여기까지 하고 봐줄 사람이 몇 되지 않을 볼티모어의 2012년 프리뷰를 시작해 본다. 먼저 투수편.

1. 2012년, 로스터의 변화 - 물량공세

<깜짝 활약으로 메이저리그 데뷔에 성공한 잭 브리튼>

2011년 볼티모어 투수진은 리그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수치는 쪽팔려서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 2011년 볼티모어 투수진의 붕괴는 '부상' 때문이었다. 시즌 개막 전에 선발 로테이션을 담당해줄 것으로 기대됐던 브라이언 매튜스, 브래드 버거센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모든 계획이 꼬였다. 뎁스 자체가 부족해지며 선발진은 제대로 된 5인 로테이션 운용도 하지 못했다.

구원진도 마무리로 새로이 영입한 케빈 그렉이 컨트롤 불안으로 매일매일 쫄깃한 9회를 만들어줬고, 짐 존슨 외에 두드러진 선수가 전혀 없었다. 여튼 못했고, 다 엉망진창이었다.

새로 부임한 댄 듀켓 단장은 이런 문제점을 파악하고 일단 '머릿수 늘리기' 작전을 사용했다. FA시장을 노리기엔 무리고, 그래도 좀더 갈고 닦으면 쓸만한 유망주들이 몇명 있다. 이들을 조급히 빅리그로 올려 탈이 나게 한 부분도 있다. 따라서 이들이 커줄 시간을 확보하고, 부상 및 부진에 대비한 예비전력을 확보하자는 차원에서 적지 않은 투수들이 영입됐다. 현재 볼티모어 선발로테이션 진입을 놓고 싸울 선수는 10여명이 넘는다.

<새롭게 볼티모어 유니폼을 입은 일본인 좌완투수 와다 츠요시>

- 잭 브리튼 (1987년생, 2011년 28경기(28선발) 11승 11패 평균자책점 4.61, 볼티모어)
- 토미 헌터 (1986년생, 2011년 20경기(11선발) 4승 4패 평균자책점 4.68, 텍사스-볼티모어)
- 제이슨 하멜 (1982년생, 2011년 32경기(27선발) 7승 13패 평균자책점 4.76, 콜로라도)
- 와다 츠요시 (1981년생, 2011년 26경기(26선발) 16승 5패 평균자책점 1.51, 소프트뱅크)
- 첸웨인 (1985년생, 2011년 25경기(24선발) 8승 10패 평균자책점 2.68, 주니치)
- 제이크 아리에타 (1986년생, 2011년 22경기(22선발) 10승 8패 평균자책점 5.05, 볼티모어)
- 브래드 버거센 (1985년생, 2011년 34경기(12선발) 2승 7패 평균자책점 5.70, 볼티모어)
- 브라이언 매튜스 (1987년생, 2011년 12경기(12선발) 1승 9패 평균자책점 10.69, 볼티모어)
- 크리스 틸먼 (1988년생, 2011년 13경기(13선발) 3승 5패 평균자책점 5.52, 볼티모어)
- 알만도 갈라라가 (1982년생, 2011년 8경기(8선발) 3승 4패 평균자책점 5.91, 애리조나)
- 다나 이블랜드 (1983년생, 2011년 5경기(5선발) 3승 2패 평균자책점 3.03, LA 다저스)
- 알프레도 사이먼 (1981년생, 2011년 23경기(16선발) 4승 9패 평균자책점 4.90, 볼티모어)

두드러진 선수는 없지만 뎁스가 강화되어 돌발상황에 대한 대비는 완비됐다. 현재 상황으로 로테이션 진입을 예상해 본다면 하멜-와다-첸웨인-헌터 4명정도가 확정이다. 나머지 1자리는 브리튼을 꼽는 사람들이 많지만 브리튼은 작년부터 어깨쪽이 좋지 않고, 스캠 초기에도 이 부분이 이슈가 됐다. 다음 후보로 거론되는 아리에타는 2년동안 미뤄온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가용 선수가 많은만큼 이 둘을 서둘러 빅리그에 올리지는 않을 것이다.

이 둘을 아낀다면 작년 후반기 선발로 자리를 지켰던 사이먼이나 09년과 10년 쏠쏠한 활약을 했던 버거센이 5선발의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블랜드는 선발보다는 좌완 롱맨, 갈라라가는 그야말로 보험, 매튜스와 틸먼은 마이너에서 좀더 기량을 다듬는 것으로 방향이 결정될 듯 하다.

2. 제레미 거스리 트레이드, 왜 한건가?

<마당쇠처럼 일하고 트레이드 된 제레미 거스리>

2월 7일 볼티모어는 그동안 팀의 1선발로 묵묵히 뛰어오던 제레미 거스리를 콜로라도로 트레이드했다. 대가는 선발 하멜과 구원투수 맷 린드스트롬. 1선발의 대안도 없는 상황에서 왜 거스리를 트레이드 했으며, 유망주도 아니고 그렇다고 믿음직한 즉시전력감도 아닌 두명을 왜 데려온 것이냐는 등 말이 많았다.

이번 트레이드는 무엇보다 '돈' 문제가 걸렸다. 연봉조정신청 직전에 이 트레이드가 성사되어 더욱 여기에 무게감을 더해준다. 연봉조정을 앞두고 거스리는 1025만달러, 볼티모어는 725만달러를 제시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볼티모어의 구단주 피터 안젤로스는 '투수에게 1000만달러를 줄 수 없다.' 는 희대의 명언을 남기며 팀 에이스 마이크 무시나를 떠나보낸 전력이 있다. 무시나에게도 1000만달러는 못주는 사람이 거스리 따위에게 그 돈을 허락할리는 없다. 그리고 작년부터 심심치 않게 돌던 거스리 연장계약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계속 불발되었다. 결국 거스리를 그 돈 주고 쓸 가치가 없다고 구단주가 판단했고 단장에게 처분을 지시하지 않았을까 하는것이 나의 추측이다. 결국 거스리 연봉으로 투수 2명을 쓰니 1인당 연봉은 낮아졌다. -_-;;

거스리가 볼티모어 1선발이긴 하지만 다른 팀에 가면 3선발 정도 수준이다. 따라서 더 끌고 가다 올해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판다해도 좋은 유망주를 건지기란 어려웠다. 그리고 듀켓은 일단 가용투수가 많아야 한다는 본인 의지가 있었다. 뭐 납득하기 힘들긴 하지만 이런 이유에서 거스리는 볼티모어를 떠나게 된 것 같다.

3. 볼티모어 개막전 선발은 누구?

<볼티모어 개막전 선발이 유력시 되고 있는 제이슨 하멜>

거스리를 떠나보내며 볼티모어가 과연 개막전에 누구를 선발투수로 낼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다행히도 개막전은 홈에서 치뤄지고 상대는 미네소타라는 그나마 쉬운 상대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하멜이다. 하멜은 작년까지 총 115번 선발등판 경력이 있는, 볼티모어 투수진 중에는 베테랑(?)에 속한다. 와다가 더 베테랑이지만 미국에선 신인이다. 첸웨인도 마찬가지다. 헌터나 브리튼도 개막전 선발을 하기엔 아직 풋내기같다. 부상이나 엄청난 부진만 아니라면 캠든 야드에 서본 경험도 있는 (하멜은 탬파베이 출신) 하멜이 개막전 마운드에서 공을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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