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하지도 않았던 1승을 볼티모어가 추가했습니다. 30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펼쳐진 볼티모어와 오클랜드의 3연전 마지막 경기. 경기 내내 끌려가던 볼티모어가 9회말 대역전극에 성공하며 14승 8패를 기록,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공동선두를 지켜냈습니다.

 

<4/30 OAK vs BAL Review> 

 

볼티모어가 토미 헌터, 오클랜드가 바톨로 콜론을 내세운 경기는 표면적으로는 팽팽한 투수전이었습니다. 헌터가 7이닝동안 7피안타 2실점 1볼넷 2탈삼진, 콜론이 8,1이닝동안 7피안타 2실점 1볼넷 5탈삼진을 기록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싱커와 투심 패스트볼을 적절히 구사하며 볼티모어 타자들에게 큰 것을 허용하지 않은 콜론에 비해 헌터는 오늘도 전체적으로 공이 높게 제구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으나 고비때마다 수비의 도움 등으로 위기를 벗어났습니다.

 

헌터가 무너질뻔한 위기는 4회부터 시작됐는데요. 4회초 선두타자 요니스 세스페데스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후 5번타자 킬라 카이후가 친 예리한 1루 땅볼을 이날 올시즌 처음으로 1루수로 나선 마크 레이놀즈가 멋지게 잡아내며 안타성 타구를 3-6-3 병살타로 만들어 냈습니다.

바로 이 장면입니다.

 

 

위기를 넘겼지만 여전히 제구가 불안했던 헌터는 6번타자 세스 스미스에게 안타를 허용합니다. 스미스는 2루를 노리며 전력질주 했지만 강견을 자랑하는 닉 마카키스가 포기하지 않고 멋진 송구로 스미스를 잡아내며 4회 대량실점의 위기가 3자범퇴로 끝나버렸습니다. 이게 바로 마카키스의 어시스트 장면입니다.

 

 

5회초에는 선두타자 커트 스즈키가 외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습니다만 이런 진풍경이 펼쳐지며 역시 헌터는 행운의 신이 내려주는 가호를 받습니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애덤 존스가 또 멋진 장면을 뽑아내며 한건을 올려줍니다... ㅋㅋㅋ

 

 

이런 수비들의 도움 속에 헌터는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킬 수 있었고 6회와 7회 각 1점씩 내주긴 했습니다만 좋지 않은 컨디션 속에서도 자기 몫을 해줬습니다. 오늘 헌터는 표정도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아 걱정이 많이 됐는데요. 최근 여러명의 볼티모어 선수들을 고생시킨 감기의 영향이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헌터와 수비진이 맹활약했지만 공격은 콜론의 구위에 막혀 도무지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이제 마지막 공격, 그리고 적절한 투구수로 완봉승에 도전하는 콜론 앞에 때아닌 기적과 같은 상황이 찾아옵니다.

 

선두타자 JJ 하디가 2루 베이스를 타고 나가는 내야안타로 포문을 연 후 1사 1루 상황에서 존스가 또다시 행운의 내야안타를 쳐냅니다. 근데 이 볼을 투수 콜론이 잡아 1루에 던진다는 것이 그만 뒤로 빠졌고, 순식간에 1사 2,3루의 동점 찬스가 만들어집니다.

 

오클랜드 덕 멜빈 감독은 콜론을 내리고 마무리 그랜트 발포어를 투입합니다. 하지만 발포어가 맞은 첫 타자는 맷 위터스. 위터스는 바깥쪽 낮은 코스로 떨어지는 발포어의 커브를 받아쳐 담장을 맞추는 좌중간 2루타를 만들어냅니다. 그렇게 동점이 됐습니다. 동점 장면 영상입니다.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발포어. 오클랜드는 요즘 뜨거운 타격을 보여주고 있는 크리스 데이비스를 고의사구로 거르고 2할대 초반에 머물러 있는 윌슨 베테밋을 상대하기로 합니다. 여기서 베테밋이 발포어의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겨버렸죠. 0-2의 스코어가 순식간에 5-2가 되며 경기는 이렇게 끝났습니다.

 

 

끝내기 홈런을 친 베테밋은 그렇게 장타력이 뛰어난 선수는 아닙니다.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한 시즌이 18개 정도,. 하지만 올해는 벌써 14경기에 출전하여 3개의 홈런을 때려내고 있습니다. 베테밋이 시즌 110-120경기 정도 출전한다면 24개 정도의 페이스군요. 게다가 3개의 홈런이 꽤 중요한 시점마다 터진 알짜배기란 점에서 이번 오프시즌 베테밋의 영입은 아직까지 성공적입니다. 현재 마크 레이놀즈가 홈런을 때려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플레잉타임을 나눠가지며 보험선수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30일 경기까지 67이닝을 소화하며 6승 2패 평균자책점 1.88이라는 전대미문의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볼티모어 불펜은 오늘도 대런 오데이와 페드로 스트롭이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습니다. 스트롭은 벌써 시즌 3승째네요. 며칠전에 선발투수들이 6이닝 정도밖에 던지지 못해서 불펜 과부하가 심해질지 몰라 걱정이 된다는 말씀을 드렸었는데요. 다행히도 29, 30일 모두 선발투수가 7이닝을 소화해 29일과 30일 3명의 불펜투수만으로 경기를 끝냈습니다. 독감 회복중인 마무리 짐 존슨과 맷 린드스트롬, 트로이 패튼 등은 이틀동안 꿀맛같은 휴식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하여 오클랜드와의 홈 3연전이 마무리됐습니다. 벅 쇼월터 감독은 오늘 경기를 승리하여 통산 999승을 기록했습니다. 딱 봐도 다른 날에 비해 사람이 많았던 캠든야드는 개막전 이후 최다 관중인 31,793명이 입장했습니다. 12경기 누적관중수는 278,673명이고 경기당 평균 관중수는 23,223명입니다.

 

 

<뉴욕 양키스 원정 3연전 전망, 공포의 5월 스케줄>

 

볼티모어는 이제 원정 6연전을 떠납니다. 5월 1일부터 3일까지 뉴욕에서 3연전, 4일을 쉬고 5일부터 7일까지 보스턴 3연전을 갖습니다. 예년같지 않다고 하지만 양키스는 양키스고 보스턴은 보스턴입니다. 게다가 양키스에겐 홈에서 3전 전패를 당한 아픔도 있습니다.

 

볼티모어와 양키스의 이번 3연전 시리즈 선발등판 예정투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5/1 1차전은 제이슨 하멜과 구로다 히로키의 대결입니다. AL 동부지구로 컴백하여 생애 최고의 4월을 보내고 있는 하멜과 AL 동부지구로 옮겨와 예년보단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는 구로다. 하멜이 신기의 땅볼유도능력을 얼마나 보여줄지, 구로다의 안정적인 피칭이 불타오르는 볼티모어의 홈런포를 어떻게 잠재울지가 관건입니다.

 

 

5/2 2차전은 불운의 유망주간 맞대결이군요. 성장통을 겪고 있는 브라이언 매터스, 구속저하 등의 악재를 딛고 선발 자리는 따냈지만 시즌 초반 신나게 두들겨맞으며 양키스 팬들의 눈총을 사고 있는 필 휴즈. 두 신인 중 누가 더 어른스런 피칭을 하느냐에 주목해야겠죠?

 

5/3 3차전은 제풀에 2번 무너졌던 제이크 아리에타와 아무리 두들겨 맞아도 패배를 당하지 않는, 15연승 행진의 주인공 이반 노바의 대결입니다. 이 둘은 누가 얼마나 베스트 피칭에 가깝게 해주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거로 보입니다.

 

사실 두 팀의 분위기는 비슷합니다. 오히려 성적은 볼티모어가 더 좋지요. 하지만 볼티모어는 양키스와 보스턴만 만나면 이상하게 주눅이 듭니다. 지금 이렇게 분위기가 좋은 상황에서 또 뉴욕에 가 멘탈붕괴로 3연전을 맞는다면 심히 곤란해 보입니다. 볼티모어는 매년 어느 시점에서 연패를 당하며 속절없이 무너지는 패턴을 반복해 왔는데요. 드디어 첫 고비를 맞은 셈입니다.

 

마크 텍셰이라와 알렉스 로드리게즈가 부진하고 닉 스위셔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닌 점은 다행이지만 아직도 얄미운 데릭 지터가 4할대에 근접한 타율로 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니고 있습니다. 지난 3연전 전패도 지터를 막지 못해서 전패했음을 상기해 보면, 이번 3연전에서 지터의 안타와 출루를 얼마나 막느냐가 볼티모어의 승수를 결정할 것 같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터를 잡아야 합니다.

 

 

볼티모어가 양키스, 보스턴과 원정 6연전을 치른 후 홈에서 텍사스와 4연전을 갖고, 이어 탬파베이와 3연전, 양키스와 2연전을 갖습니다. 이 15경기에서 볼티모어가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라는게 많은 MLB 팬들의 예상이죠. 하지만 4월 스케줄도 만만치는 않았습니다. 원정 10연전이 있었고, 약세를 보이던 토론토와 6경기를 펼쳤습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도 페이스가 좋은 필립 험버와 제이크 피비, 개빈 플로이드를 다 만났구요. 지금이 물론 더 어렵지만 볼티모어가 쉽게 이긴 경기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여기서 7승이나 8승을 거둬 선방하고 이후 스케줄을 맞았으면 합니다. 8시간 후 고난의 시리즈가 시작되네요. 부디 좋은 소식을 5월에도 많이 여기에 적을 수 있도록 선수들이 분발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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