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15연전을 마친 볼티모어가 다소 쉬운 상대인 캔자스시티를 상대로 원정경기에서 2승을 챙기고 AL 동부지구 1위 자리를 지켰습니다.

 

<5/17 BAL vs KCR Review> 

 

지난번 보스턴과의 펜웨이파크 원정경기에서 17회 연장 혈투가 나온지 열흘만에 다시 연장 15회 승부가 펼쳐졌습니다. 역시나 이번 연장전의 승리자도 볼티모어였습니다.

 

토미 헌터와 펠리페 폴리뇨가 선발 맞대결한 17일 경기는 중반까지는 팽팽한 투수전으로 전개됐습니다. 헌터가 원정에 약한 징크스를 이겨내고 4회까지 투구수마저 최소화하며 무실점 역투를 했지만 볼티모어 타선은 좀처럼 물꼬를 트지 못했습니다. 1,2,3회 주자가 계속 출루했지만 주자를 홈에 불러들이지 못하며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는데요.

 

결국 5회말 캔자스시티는 제프 프랑쿠어의 2루타로 포문을 연 후, 알시데스 에스코바의 몸에 맞는 볼로 맞은 2사 2,3루 찬스에서 움베르토 퀸테로의 적시타가 터지며 2-0으로 앞서갑니다. 폴리뇨의 구위에 막혀 볼티모어 타선도 오늘 침묵하며 패하는게 아닐까 싶었죠.

 

하지만 폴리뇨가 마운드를 내려간 8회 볼티모어 타선은 JJ 하디와 닉 마카키스가 연속 2루타를 터뜨리며 1점을 추격했습니다. 마카키스의 2루타 장면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분위기를 잇지 못하고 애덤 존스가 삼진으로 물러났고 마카키스가 3루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되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죠. 여기에 8회말 구원투수 트로이 패튼이 알렉스 고든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하며 점수가 3-1로 벌어져 패색이 짙어졌습니다.

 

마지막 9회, 호아킴 소리아가 부상으로 이탈한 캔자스시티의 마무리투수는 조나단 브록스턴. 한때는 명품 마무리였지만 이제는 한물간 선수. 한가닥 희망이 보였습니다. '브록스턴 극장' 이 개봉하기를 기대했는데 이게 현실이 되고 말았죠.

 

윌슨 베테밋이 뜬금포를 쏘아올리며 3-2로 추격전을 시작한 볼티모어는 이어서 크리스 데이비스가 좌전안타를 뽑아냈고, 하비어 에이버리가 2사에서 안타를 추가해 2사 1,2루의 찬스를 맞았습니다. 여기서 전 타석 안타를 뽑아낸 하디가 2루 베이스쪽으로 빠져나가는 적시타를 쳐냈고 2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3-3 동점을 만듭니다. 베테밋의 솔로홈런과 하디의 동점타 영상입니다.

 

 

이후 경기가 볼티모어의 분위기로 흐르는 듯 했지만 연장승부는 좀처럼 끝날줄을 모르더군요. 가뜩이나 요즘 불펜 투입도 많아 경기 초반만 해도 헌터가 타선의 지원만 받으면 완투도 가능하다고 봤는데 현실은 연장승부... 9회말 세번째 투수로 대런 오데이가 나왔고, 10회부터는 롱 릴리프 역할을 맡은 다나 이블랜드가 12회까지를 책임졌습니다. 13회와 14회는 애증의 케빈 그렉이 등판해 2이닝을 깔끔하게 막고 경기를 15회까지 끌고 갔습니다.

 

운명의 15회초, 11회부터 캔자스시티의 마운드를 지키고 있던 네이선 애드콕의 힘이 떨어질 시점이 됐습니다. 여기서 그런 허점을 놓치지 않은 타자가 있었으니 바로 애덤 존스. 존스는 애드콕의 5구째 행잉 커브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결승 홈런을 쳐냈습니다. 지루한 연장승부가 드디어 종착역에 다다른 것이죠. 15회까지 마무리 짐 존슨을 아껴놓고 있던 벅 쇼월터 감독은 제까닥 그를 마운드에 올렸고 존슨은 안타 1개를 맞긴 했지만 나머지 타자들을 모두 범타로 처리하며 시즌 13세이브 고지에 올랐습니다.

 

지난번 보스턴 17회 연장이 무려 6시간의 대장정이어는데 이번에는 4시간 10분으로 그나마 양호한 편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요즘 이닝 부하가 큰 루이스 아얄라와 페드로 스트롭을 아끼고 마지막까지 존슨을 대기시킨 것은 좋았네요. 하지만 연장 승부 중간중간 작전도 써보고 좀더 아기자기한 야구를 하며 기회를 도모했음 좋았을텐데 한방만 기대하고 있었던건 아쉽네요. 뭐 볼티모어 라인업으로는 아기자기한 야구가 좀 어렵긴 하죠....

 

최근 우완투수가 상대 선발로 나오면 1번타자로 출전하고 있는 하비어 에이버리는 이날도 2개의 안타를 기록하며 놀란 라이몰드와 엔디 샤베즈가 빠진 공백을 잘 메워줬습니다. 지독한 타격부진에 시달렸던 크리스 데이비스도 단타 2개로 슬슬 영점을 맞춰가고 있습니다. 5월은 존스와 하디가 타선을 이끌고 있으니 이들이 내려올때쯤 데이비스가 다시 크게 한건 해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존스의 결승홈런 영상을 마지막으로 이날 경기 소식을 이만 줄입니다.

 

 

보너스로 15회말 파울 타구에 중요한 곳을 맞고 괴로워하는 알렉스 고든의 영상을 첨부합니다. 그래도 2004년엔가... 날아오는 공에 정통으로 맞은 추억의 타자 크레익 먼로보단 낫긴 합니다만.... 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고통이죠 ㅎㅎㅎㅎ

 

 

 

<5/18 BAL vs KCR Review> 

 

또 1승을 추가했습니다. 볼티모어가 전날 연장승부의 피로를 이겨내고 0-3으로 끌려가던 경기를 5-3으로 뒤집으며 원정경기 7연승과 캔자스시티전 스윕에 성공하며 25승째를 기록했습니다.

 

캔자스시티는 3회말 볼티모어 선발 브라이언 매터스를 두들기며 3점을 뽑아냈습니다. 1,2회 모두 삼자범퇴로 무기력하게 물러났던 캔자스스티는 3회말 알시데스 에스코바, 어빙 팔루, 움베르토 퀸테로의 3연속 안타로 2점을 선취했고, 이어서 자니 지아보텔라의 추가 적시타가 나오며 1점을 추가했습니다.

 

하지만 볼티모어는 4회초 닉 마카키스의 중전안타에 이은 애덤 존스의 시즌 13호 투런홈런이 터지며 2점을 곧바로 추격했습니다. 이로써 존스는 텍사스의 조시 해밀턴에 이어 AL 홈런부문 2위에 등극했습니다. 존스의 홈런 장면입니다.

 

이후 매터스와 캔자스시티 선발 루크 호체바의 팽팽한 투수전이 계속됐고, 경기는 전날처럼 다시 불펜싸움에서 무게추가 기울었습니다. 7회초 볼티모어는 윌슨 베테밋이 안타로 출루한 후 크리스 데이비스가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평범한 단타를 기록했습니다만, 이 타구를 캔자스시티 중견수 제로드 다이슨이 뒤로 빠뜨리며 베테밋이 홈을 밟아 3-3 동점을 만듭니다. 바로 이 장면입니다.

 

여기서 캔자스시티는 잘 던지던 호체바를 내리고 애런 크로우를 구원투수로 내세웁니다. 크로우는 로버트 안디노와 라이언 플라허티를 잘 잡아내며 이대로 이닝을 마무리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루이스 엑스포지토와 하비어 에이버리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 상황을 만들어준 크로우는 하디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경기를 뒤집어버리고 맙니다. 하디의 결승 적시타 장면입니다. 방망이가 부러지며 묘하게 내야를 빠져나간 행운의 안타였습니다.

 

8회 승리조 페드로 스트롭과 9회 마무리 짐 존슨을 투입한 볼티모어는 더이상 캔자스시티에게 추격을 허용하지 않고 이대로 경기를 끝내버렸습니다. 존슨은 3일 연속 등판하며 별다른 위기 없이 모두 세이브를 기록했습니다. 시즌 14세이브째.

 

6이닝 7피안타 3실점 1볼넷 2탈삼진으로 시즌 3승 고지에 오른 매터스는 3회 안타 5개를 허용하며 3점을 내주긴 했지만 나머지 이닝은 안타 2개만을 허용하며 완벽하게 캔자스시티 타선을 막아냈습니다. 점수를 내준 후 흔들리지 않고 자기 페이스를 유지해 준 점 칭찬하고 싶습니다. 조금만 기복을 줄이고 타자들에 대한 두려움만 줄인다면 페이스가 조금이라도 더 빨리 올라올 것 같습니다.

 

볼티모어는 캔자스시티와의 2연전을 마치고 오늘부터 워싱턴 내셔널스와 인터리그 3연전을 갖습니다. 워싱턴이 몬트리올에서 연고지를 이전하며 볼티모어와는 지역 라이벌이 됐습니다. 뉴욕의 서브웨이 시리즈, 시카고의 윈디 시티 시리즈, LA의 프리웨이 시리즈와 어깨를 나란히 할 미국의 '수도권 시리즈' 인데요. 예년 같았으면 그들만의 게임이었을지 모르지만 올시즌 초반 두 팀이 나란히 리그 상위권에 포진해 있어서 야구팬들의 큰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현재 진행중인 1차전은 제이크 아리에타(볼티모어) - 에드윈 잭슨(워싱턴)이, 2차전은 제이슨 하멜(볼티모어) - 로스 디트윌러(워싱턴), 3차전은 첸웨인(볼티모어) -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가 맞붙습니다. 쉽지 않은 싸움이네요. 스윕만 당하지 않고 돌아오길 빕니다. 워싱턴 투수진이 너무 강력하고 힘에 의존하는 볼티모어 타선이 이를 쉽게 뚫기란 어려울 듯 하단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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